TV에서 경복궁에서 있었던 영결식을 지켜본뒤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를 매고 집을 나섰습니다.
시청에 도착해보니 엄청난 인파가 모였더군요.
한동안 여기가 어디 쯤인지 파악하는데 애먹었습니다.
저는 덕수궁쪽 출구를 통해서 나왔는데 그 곳에서 아득하게만 보이는 시청쪽으로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어느 정도 들어가다가 포기하고 멈춰서서 사람들이 고개를 향하고 있는 곳을 보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은 디지털조선일보 소유의 대형 TV 이더군요. 이것이 바로 현실이라고 누군가 제게 말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 대형TV를 통해서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합창과 묵념을 끝낸 뒤 길이 열리고 운구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가슴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흐느끼는 목소리들,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들, 자성하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운구행렬이 시청앞을 지나 공사 중인 숭례문 앞으로 향하고 있을때 하늘이 노랗게 수 놓아 졌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YTN 방송사 위에서 직원들이 너도나도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날리고 있는 노란 종이비행기들 이었습니다. 어떤 말도 없었습니다만 그들이 고인에게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또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지 운구차 위에 수 놓아진 수많은 종이비행기들 만큼 제 마음속에도 수 놓아 졌습니다.
고인을 기리며 상록수, 사랑으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합창하며 용산쪽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애초에는 서울역까지 간다고 알고 있었는데.. 운구차와 행렬은 용산 쪽으로 향하더군요.
왜일까요.. 고인의 신념과 용산참사가 머릿속에 잠시 연결지어 졌습니다. 자세한 정황을 알 수는 없지만.. 예정된 이동은 아닌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고인과 정치는 때 놓을래야 때 놓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저는 그저 마지막 가시는 길 만큼은 조용히 보내드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뒤 따랐습니다.
그렇게 용산 쪽으로 한참 향하던 중 경찰들이 갑자기 앞서가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운구차의 길을 옆으로 터서 바꿔 삼각지 쪽으로 향했습니다.
아 이제 고향으로 가시는구나... 마지막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고..
영정이 제 앞을 지날때 위에 그동안 쭈뼛쭈뼛하며 미루고 있었던 담배 한 가치를 용기내어 얹어 드렸습니다.
갑자기 재빨리 영정을 내리더니... 속도를 내더군요. 아무생각없었던 제가 봐도 조금 황당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보내려는 경찰과 이렇게는 못 보낸다는 시민들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미리 떠나 보내는 곳 조차 준비 못하고 이렇게 급작스럽게 차를 돌려야만 하게한 누군가에 대한 원망이 잠시 들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시민들이 따라올꺼라고 생각 못해서 였을까요.. 그건 아니었겠지요.
하지만 앞서서 어디론가로 향하던 사람들 역시 고인의 죽음을 통해 무언가를 엊기위해 그곳으로 향했던 것은 아닐까요?
결국 삼각지 고가 위에서 전경들이 둘러싸고 분노한 사람들을 막아세웠습니다.
애초부터 그들이 생각한 대책이란 것도 이것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이 실랑이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 그곳을 지나 삼각지역 앞에서 잠시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기위해 기다렸습니다.
다행이 얼마 지나지 않아 운구차가 통과해 영정을 올려놓은 모습으로 삼각지 역앞을 달려서 지나가더군요.
저는 지나가는 차를향해 외쳤습니다.
" 부디 편안하세요! "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 당신이 이루고자 했던 것들... 잊지않겠습니다."
ps.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만.. 그날 용산에서 이런 일 이 있었다고 하네요. 경찰은 대통령추모 분향소 철거하고, 깡패는 재개발지역 철거하고 엄청난 고효율 정책에 감탄을 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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